한 여성이 자신의 30번째 생일을 맞아 1500만 원을 기부하고 홀연히 사라진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일 구세군대한본영(구세군)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서울 경복궁역 내 자선냄비에 한 젊은 여성이 찾아왔다. 이 여성은 5만 원권 100장 세 뭉치와 자필로 쓴 편지 한 통을 전달했다.

돈뭉치가 커서 자선냄비 입구에 들어가지 않자 현장에 있는 구세군 관계자에게 전달한 뒤 홀연히 사라졌다고.

"30살 생일을 맞아 기부"... 인적 사항도 남기지 않은 채 홀연히 사라져

기부자가 자필로 남긴 편지에는 "30살 생일을 맞아 기부할 수 있어 기쁘다"며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잘 전달되길 바란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지난 30년간 하나님의 사랑을 아무 자격 없는 제가 넘치도록 받아왔다"며 "앞으로 남은 생은 받아온 사랑을 나누며 살고 싶다"고 기부의 이유를 밝혔다.

끝으로 기부자는 "불안하고 갈등이 많은 이 시대에 가장 힘들게 사는 이들을 먼저 보살피는 따뜻한 한국 사회가 되길 기도한다"며 "기부자들과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 사이에 다리가 되어주는 구세군 직원분들께 감사하다"고 했다.

구세군 관계자는 기부자가 인적 사항이나 이유 등을 밝히지 않고 "감사하다"는 인사만 남긴 채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회적으로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따뜻한 마음이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구세군은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무안국제공항에서 지난달 31일부터 식당차를 보내 유가족을 위해 하루 1000명분의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이달 4일까지 식당차가 운영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