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 항의 집회가 예고된 가수 이승환의 구미 콘서트가 끝내 취소된 가운데 구미시와 이승환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23일 김장호 구미시장은 오전 11시 구미시청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5일 구미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이승환 콘서트를 시민과 관객의 안전을 고려해 취소한다"고 밝혔다.
보수 우익단체와 관객 간의 물리적 충돌을 우려해 콘서트를 취소하겠다는 것. 앞서 지난 10일 구미시는 이승환 기획사에 '정치적 선동 자제'를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이승환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첨부된 서약서에 날인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전해왔고 지난 14일에 수원 공연에서도 '탄핵 되니 좋다'라며 정치적 언급을 했다는 것이 구미시 설명이다.
구미시 "안전상의 문제" VS 이승환 "서약서 날인 거부가 이유"
김 시장은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 시장으로서 불가피하게 이번 공연의 대관을 취소할 수밖에 없는 것을 이해해달라"며 콘서트 예매 관객에 양해를 구했다.
시는 이날 오전 이승환 소속사에 공문을 발송하며 대관 취소 절차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콘서트 환불 등 반환금 문제는 추후 법률 대리인을 통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승환 입장이 달랐다. 이날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구미시 측의 일방적인 콘서트 대관 취소 결정에 유감을 표한다. 신속하게 구미시 측에 법적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이어 "대관 취소의 진짜 이유는 '서약서 날인 거부'였다고 보인다"며 "대관 규정 및 사용 허가 내용에 전혀 존재하지 않는 '서약서 작성' 요구를, 그것도 계약 당사자도 아닌 출연자의 서약까지 포함해 대관 일자가 임박한 시점에 제출하라 요구하며 취소를 언급한 것은 부당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는 표현의 자유를 최우선의 가치로 하는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에서 일어나선 안 될 일이다. 많은 팬들이 피해를 입었다. 무엇보다 크리스마스 날 공연을 보겠다 기대하였던 일상이 취소되었다. 대신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끝으로 부당한 대관 취소 결정으로 발생할 법적, 경제적 책임은 세금을 통해서가 아닌 결정에 참여한 이들이 질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최근 구미 보수단체 회원들은 시청 앞에서 연달아 집회를 열고 "정치적 발언으로 국민 분열에 앞장선 이승환의 구미 공연을 구미시장이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럼에도 구미 콘서트 티켓은 빠르게 매진됐고 이승환은 "공연 당일 안전을 위해 최선의 대책을 강구하고 온몸이 부서져라 노래하고 뛰겠다. 각오하고 오셔라"고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