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LG트윈스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주장 오지환이 한국시리즈(KS)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생애 첫 정규리그(페넌트레이스) 우승, 한국시리즈 우승반지 그리고 MVP까지 거머쥐었다.
아울러 故 구본무 전 LG 회장이 남긴 롤렉스 시계의 주인공이 됐다.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KS 5차전에서 LG트윈스는 KT위즈를 6대2로 꺾었다.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통합우승(정규리그-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냈다.
LG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1994년 두번째 우승 이후 29년 만이다. 1990년, 1994년 그리고 2023년 LG는 마침내 V3 위업을 완성했다.
1990년과 1994년 KS MVP는 모두 김용수가 차지했다. 김용수는 투수였다. 오지환은 LG의 첫 타자 한국시리즈 MVP가 됐다.
오지환은 기자단 투표에서 90표 중 83표를 받는 압도적인 지지(득표율 86%)를 받았다. 첫 단일시리즈 3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하고 9회초 결승 쓰리런(지배쓰리런)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오지환은 LG트윈스에서 프로선수 인생을 시작한 프랜차이즈 스타이기도 하지만 '팬'이기도 했다. 그는 2002년 LG가 준우승을 했을 적에 팬이 됐다.
경기고 3학년이던 2008년 싸이월드에 "내심 LG에서는 내가 필요로 하겠지? 빨리 가고 싶다 LG 트윈스여!"라고 쓰기도 했다.
실제 유격수가 필요했던 LG는 오지환을 2009년 1차지명으로 선택했다. 그리고 키웠다. 실책을 자주 기록하기도 했지만, 넓은 수비 범위에서 오는 어쩔 수 없는 실책이 많았다고 판단해, 주눅 들지 않도록 기회를 줬다.
군문제를 해결한 뒤 오지환은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장타율이 늘어났고, 리더십도 빛났다.
올해는 주장으로 팀을 이끌었고 우승을 선물했다. KS 5차전에서는 4타수 무안타였지만 5경기에서 총 19타수 6안타(0.316)를 때려냈다.
홈런이 3개 타점은 8개였다. 2차전부터 4차전까지 3연속 경기 홈런을 치며 단일 시즌 KS 최초 3경기 연속 홈런 신기록도 세웠다.
3차전 때는 실책을 기록한 뒤 '속죄포'로 쓰리런 홈런을 치며 역전 드라마를 썼다. 그리고 회장님 롤렉스의 주인공이 됐다.
회장님 롤렉스는 2018년 세상을 떠난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이 1998년 "우승하면 KS MVP에게 전달하라'며 당시 구입한 롤렉스 시계를 말한다.
25년간 주인을 찾지 못해 잠만 자고 있던 시계는 이제 드디어 주인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