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7월 21일(월)

교사가 말한 동남아 국제결혼으로 태어난 아이..."4학년인데도 한글을 못 읽어요"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현직 교사가 다문화 가정 학생들의 학력 미달에 대해 밝혀 눈길을 끌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시골 학교로 발령받은 선생님 A씨의 글이 소개됐다. 


A씨는 "초등학교 4학년인데 한글을 못 뗀다. 엄마는 한국말을 못 하고, 아버지도 하위 계층이다 보니 가정교육을 일체 놔버린다"고 했다. 


그는 "지엽적인 맞춤법을 틀리는 게 아니라 진짜 한글 장문을 못 읽는다. 다른 선생님들에게 물어보면 얘네(다문화 가정 아이들)는 실질적인 문맹이라고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정말 교사가 할 말이 아닌 거 알지만 이건 교육으로 극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이어 "도시에서 일하다가 올해 시골 학교로 처음 왔는데 너무 참담하다. 오히려 시골 학교들이 예산 배정도 잘 받고 방과 후 수업이나 시설이 잘 되어있는데, 정작 본인들이 의지도 없고 안 되니까 교사 입장에서 한계를 여실히 느낀다"고 덧붙였다. 


다문화 가정 아이들의 학력 미달에 관한 글에 일부 누리꾼들은 공감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일부는 교사라는 직업을 가진 A씨가 지도 방법을 공유하거나 해결책을 찾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닌 편견을 조장할 수 있는 글을 작성하는 것을 지적하기도 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지난 2014년 6만 8000여 명이었던 다문화가정 학생은 10년 만인 2023년 18만 1000명으로 급증했다. 전체 학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에서 3.5%로 늘었다. 


특히 전교생 100명이 넘는 학교 중 30% 이상이 다문화 가정 학교인 곳은 2019년 38개교에서 지난 2022년 71개교로 2배 가까이 늘었다. 다문화가정으로만 채워진 초등학교도 9곳이나 된다. 


교육 현장에서 다민족 시대로 넘어가고 있지만 외국인, 중도입국학생 대비 한국어학급 수용률은 10.3%에 그친다. 


다문화 강사 1명당 맡고 있는 학생 수는 무려 74명에 이르는 등 상황이 매우 열악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열악한 환경 속에서 다문화 가정 학생들의 학력 격차 해소가 과제로 떠올랐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말 전국 다문화 가정 학생 10명 가운데 4명 정도만 제 나이에 대학에 진학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 등 고등교육 진학률은 전국 전체 기준 71.5%에 이르지만 다문화 가족 자녀는 40.5%에 그쳤다. 


특히 한국어를 쉽게 습득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지난 2018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국내 거주 중국 출신 중도입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주 배경 청소년의 실태 및 지원 방안 연구'에 따르면, '한국어를 잘 못 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48.3%에 달했다. 


언어 문제는 다른 학습 부진과 진로·진학의 어려움으로의 악순환을 일으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겪고 있는 복합적인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중앙부처와 지자체, 시 교육청 간 협력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은다.